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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중년 여자의 노래 - 문정희

by kimeunjoo 201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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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여자의 노래

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이상한 계절이 왔다

아찔한 뾰족 구두도 낮기만 해서
코까지 치켜 들고 돌아다녔는데

낮고 편한 신발 하나
되는 대로 끄집어도
세상이 반쯤은 보이는 계절이 왔다

예쁜 옷 화려한 장식 다 귀찮고
숨막히게 가슴 조이던 그리움도 오기도
모두 벗어 버려
노 브라 된 가슴
동해 바다로 출렁이든가 말든가
쳐다보는 이 없어 좋은 계절이 왔다

입만 열면 자식 얘기 신경통 얘기가
열매보다 더 크게 낙엽보다 더 붉게
무성해 가는
살찌고 기막힌 계절이 왔다

글/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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