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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정호승 시인

거짓말의 詩를 쓰면서 - 정호승

by kimeunjoo 2010. 12. 17.
 
 
                                                            거짓말의 詩를 쓰면서 - 정호승


              창 밖에 기대어 흰 눈을 바라보며

              얼마나 거짓말을 잘할 수 있었으면

              詩로써 거짓말을 다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통하여 진실에 이르는

              거짓말의 시를 쓸 수 있을까.

              거짓말의 시를 읽고 겨울밤에는

              그 누구 홀로 울 수 있을까.


              밤이 내리고 눈이 내려도

              단 한번의 참회도 사랑도 없이

              얼마나 속이는 일이 즐거웠으면

              품팔이하는 거짓말의 시인이 될 수 있을까.


              생활은 시보다 더 진실하고

              시는 삶보다 더 진하다는데

              밥이 될 수 없는 거짓말의 시를 쓰면서

              어떻게 살아 있기를 바라며

              어떻게 한사람의

              희망이길 바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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