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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이외수 시인

여름엽서 - 이외수

by kimeunjoo 2010. 8. 11.

           

           

           

           

           

           

              여름엽서 -  이외수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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