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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이별 - 마종기

by kimeunjoo 2010. 7. 22.

           

           

           

           

                                  이별 / 마종기 

           

           

                1.
                안녕히 가세요
                곧 따라가겠지요
                몸은 비에 젖은 땅에 묻고
                영혼은 안 보이는 길 떠나네
                나보다 몇 살 위의 代子님
                자주 만난 날들이 맑은 무지개 같애
                공중에 어리는 가벼운 길 떠나면서
                퍼붓는 빗속에남는 이름들
                안녕히 가세요 , 희미하게
                가는 길 지우면서 비가 울고 있네

                2.
                침묵만 남기고 돌아선 자리
                어두운 회한의 냄새를 지운다
                누구의 잘못을 가려 무엇하랴
                남은 시간의 사면이 다 어두워
                돌이켜 찿아도 보이지 않는 ,
                이 곳에서 처음부터 있었는지 없었는지
                생활에 젖은 옷이 흰 빛으로 마른다
                마른 옷 날개 되어 머리 위로 떠오른다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지 ?
                그대 편안한 얼굴로 돌아선다
                욕심을 털어버린 도시의 중심에서
                편안한 빈혈의 얼굴이 돌아선다


                 

                 

                代子 [대자] 영세(領洗)나 견진성사(堅振聖事)를 받은 남자(男子)의, 그 대부(代父)에게 대(對)한 친분(親分)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 / 신경숙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듯 없는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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