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 마종기
1.
안녕히 가세요
곧 따라가겠지요
몸은 비에 젖은 땅에 묻고
영혼은 안 보이는 길 떠나네
나보다 몇 살 위의 代子님
자주 만난 날들이 맑은 무지개 같애
공중에 어리는 가벼운 길 떠나면서
퍼붓는 빗속에남는 이름들
안녕히 가세요 , 희미하게
가는 길 지우면서 비가 울고 있네
2.
침묵만 남기고 돌아선 자리
어두운 회한의 냄새를 지운다
누구의 잘못을 가려 무엇하랴
남은 시간의 사면이 다 어두워
돌이켜 찿아도 보이지 않는 ,
이 곳에서 처음부터 있었는지 없었는지
생활에 젖은 옷이 흰 빛으로 마른다
마른 옷 날개 되어 머리 위로 떠오른다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다지 ?
그대 편안한 얼굴로 돌아선다
욕심을 털어버린 도시의 중심에서
편안한 빈혈의 얼굴이 돌아선다
代子 [대자] 영세(領洗)나 견진성사(堅振聖事)를 받은 남자(男子)의, 그 대부(代父)에게 대(對)한 친분(親分)
인연은 한번 밖에 오지 않는다 / 신경숙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듯 없는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감자밭 - 오탁번 (0) | 2010.07.22 |
|---|---|
| 애장터 - 공광규 (0) | 2010.07.22 |
| 올 때까지 왔구나 - 원태연 (0) | 2010.07.22 |
|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 윤재철 (0) | 2010.07.22 |
| 앵두 - 이재봉 (0) | 2010.07.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