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포 도
이 육 사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 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출전: 『文章』(1939. 8)
이육사 (본명: 李源祿)
(1904-1944) 경북 안동 출생.
1933년 시 '황혼'을 <신조선>에 발표 등단.
1937년 윤곤강, 김광균과 <자오선> 발간.
1944년 베이징에서 옥사(순국).
1946년 유고시집 <육사시집>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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