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그 사람은
예고 없던 바람이 폭동처럼 어때를 털고 지나간 뒤에
과수밭에는 과일이 우수수 떨어지고
제법 큰 나무들이 허리가 부러진 채 거리에 드러눕고
자동차들 기우뚱 날 듯 비틀거리고
우지끈 부실한 지붕들이 미끄러져내리고
날리고 뒤집히고 찢기고 꼬이고 깨지고
그렇고
도리 없이 세상은 온통 이별로 낭자하고
땅에 것들 허공으로 치솟아 난동을 부리며 갈 곳 없고
떨어져내려도 제자리가 없고
자리이동을 하여 모양 또한 일그러졌고
그러하지만 나는 알고 알고 있고
오직 사람 하나 꼼짝 않고 그 자리에 그래도 젊은 얼굴로 웃고 있고
그대로 변함 없고
내 사랑으로 치면 폭동의 바람쯤이야 그럼 그쯤이야...

시작노트
"늘 거기 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있어서 분명히 내 식이지만 변함없이......라고 하는 말,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 하나를 좋아하면 지긋지긋하게 늘어붙는 식의 변함없는 사랑을 하고 싶어한다.
사랑이니까 변하기도 해야한다.
그러면 상처도 덜하지 않을까 내 사랑법은 그래서 조선 후기쯤의 재래식이 아니라고 조선쯤으로 구식이다.
장점도 있다. 여기저기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늘 거기 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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