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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행복 - 유치환

by kimeunjoo 2010. 5. 23.

       

       

       

       

       

              행  복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電報紙를 받고

      먼 고향으로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우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님의 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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