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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정호승 시인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정호승

by kimeunjoo 2010. 5. 9.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정호승




슬픔 많은 이세상도 걸어보아라.
첫눈 내리는 새벽 눈길 걸을 것이니
지난 가을 낙엽 줍던 소년과 함께
눈길마다 눈사람을 세울 것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걸어보리라.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나러 돌아올 것이니
살아갈수록
잠마저 오지 않는 그대에게
평등의 눈물들을 보여주면서
슬픔으로 슬픔을 잊게 할 것이니


새벽의 절망을 두려워 말고
부질없이 봄밤의 기쁨에 서두르지 말고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살아보아라.
 
슬픔많은 사람끼리 살아가면은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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