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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정호승 시인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by kimeunjoo 201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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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도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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