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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알러지에 대한 변명 - 고경숙

by kimeunjoo 2010.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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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e21.gif 알러지에 대한 변명
      
털어낼수록 따끔거리는 기억 속에
사는 그대! 잘 지내나요?
꽃잎 솎아낸 자리
철로를 따라 훈풍 드나들 때
살 속에 박힌 애벌레들
웅크리고 꼬물거리던 그 밤
별도 뜨지 않던 밤 말이에요
외바퀴 수레 균형 잃고
헛간에 앓아누운 지 오랜 날
여승처럼 고깔 뒤집어쓴 나무들이
엎드린 문간방 성큼성큼 들어와
헝클어진 주파수에 귀를 대고
함께 청춘을 묻던 밤 말예요
언덕을 끼고 어지러운 꽃잎으로
쏘다니던 내 이름 대신
도원경이라고 불렀죠?
너무 오래전 얘기라
왜 떠났냐고 묻지는 않을래요
제 안부 궁금했냐고 묻지도 않을래요
글/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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