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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이외수 시인

백수 - 이외수

by kimeunjoo 2010. 5. 2.
 
 
 
 
백수 /이외수

어느 기업 총수가 말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젠장

세계가 넓은들 그대와 무슨 상관이며

할 일이 많은들 그대와 무슨 상관인가.

그대는 백수일 뿐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 보아도

그대가 비집고 들아갈 자리가 없는데

 한숨은 갈수록 늘아가고

지갑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어쩌자고 햇살은 저리도 눈부시며

어쩌자고 꽃들은 저리도 화사한가.


 

    잔인하다 세월이여.

    동서남북 분주하게 이력서를 던졌건만

    종무소식.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도

    이제는 단물이 다 빠져 버린

    츄잉껌이 되었다.

     

    하지만 그대여 서두르지 말라.

    멀고도 험난한 인생길

    엎어진 김에 쉬어갈 수도 있지 않은가.

     백수는  젊은 날 한 번쯤은

    겪어야 할 황금의 터널.

    백수를 경험하지 않은 젊음을

    어찌 진정한 젊음이라 일컬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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