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문학의 향기/♣ 영상시

12월의 기도 / 목필균

by kimeunjoo 2009. 12. 28.

         

          

         

         

         

                12월의 기도 / 목필균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 질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바람 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 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홀로서며 / 서정윤  (0) 2009.12.28
    아무도 알지 못하지 / 이정하   (0) 2009.12.28
    사는 이유 / 최영미  (0) 2009.12.28
    눈위에 쓴 시 / 류시화  (0) 2009.12.28
    사랑/ 김지하   (0) 2009.12.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