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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고독 훔치기 (인터넷 표류기) / 이생진

by kimeunjoo 2009. 12. 20.

 

 

 

 

 

 

 

 모두 문을 열어놓고 잔다
비워놓은 홍등가 같다

아무도 이불 속에 들어 있지 않다

아니 도둑질하기가 쉬워 보인다.

 

양심이 둘이다

 하나는 도둑이고 

하나는 주인인데

둘 다 주인처럼 행세한다

 

 도둑질은 새벽 두 시에서 세 시 사이가 좋다

도둑질은 미등록 생활이다.

문자에서 육감을 훔치는 재미도 있다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추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라도 있으면

그나마 신경을 쓰겠는데

물방울을 매달 추녀가 없다.

 

소리가 난다고 하면 그건 이명

이명이 내 몸을 흔드는 소리

 고독 훔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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