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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서 있는 내부의 빌딩들

by kimeunjoo 2009. 11. 30.

              서 있는 내부의 빌딩들



              고형렬



              인후 뒤에 한 줄의 식도가 서 있다

              위장이 서 있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육체 안에 누워 있는 것은 없다

              모두가 직립해 있다, 나의

              맹장도 서 있다 직장도 서 있다


              모든 것이 서 있지 않으면 안된다

              나의 모든 세포는

              직립해서 말하고 직립으로 기억한다

              사지 四肢를 떠난 직립의 이 기이한 불구성

              나의 누런도 서 있다 밖을 향해

              밖엔 잎이 진 가지들이 쭉쭉 뻗어 있다


              내 혀도 서 있다, 앞으로 나오려 한다

              툭 툭 사물들이 튀어나오려 한다

              여기서 항상 위험한 상황들이 계속 된다

              계란 같은 구름이 공중에 서 있다

              두 개의 기이한 통뼈로 나는 서 있다


              거울처럼 신장은 장기 뒤에 서 있고

              광원과 그림자 사이를 지나가는

              코브라의 거대한 척추가 등에 서 있다

              모두 서 있다, 나의 고독한 내장의 일체

              뼈와 뼈 사이의 뼈 뒤의 뼈 위에


              어디선가 통째로 찍혀 나온 육체 안에

              코를 골고 있는 것은 없다

              터럭도 서 있고 피도 손톱도 서 있다

              심장과 위장도 빌딩처럼 서 있다

              아 눈알도 서 있고 혀도 독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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