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는 내부의 빌딩들
고형렬
인후 뒤에 한 줄의 식도가 서 있다
위장이 서 있다,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육체 안에 누워 있는 것은 없다
모두가 직립해 있다, 나의
맹장도 서 있다 직장도 서 있다
모든 것이 서 있지 않으면 안된다
나의 모든 세포는
직립해서 말하고 직립으로 기억한다
사지 四肢를 떠난 직립의 이 기이한 불구성
나의 누런도 서 있다 밖을 향해
밖엔 잎이 진 가지들이 쭉쭉 뻗어 있다
내 혀도 서 있다, 앞으로 나오려 한다
툭 툭 사물들이 튀어나오려 한다
여기서 항상 위험한 상황들이 계속 된다
계란 같은 구름이 공중에 서 있다
두 개의 기이한 통뼈로 나는 서 있다
거울처럼 신장은 장기 뒤에 서 있고
광원과 그림자 사이를 지나가는
코브라의 거대한 척추가 등에 서 있다
모두 서 있다, 나의 고독한 내장의 일체
뼈와 뼈 사이의 뼈 뒤의 뼈 위에
어디선가 통째로 찍혀 나온 육체 안에
코를 골고 있는 것은 없다
터럭도 서 있고 피도 손톱도 서 있다
심장과 위장도 빌딩처럼 서 있다
아 눈알도 서 있고 혀도 독처럼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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