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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리움의 초상(肖像) - 용혜원

by kimeunjoo 2009. 9. 17.

 


 그리움의 초상(肖像)

당신은 계절의 여인이었습니다
봄이면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숲을 이루고
가을엔 인생을 노래하고
겨울이면 죽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
당신의 마음을 담는 것이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시간들이 흘러서야
비로소 사랑이었구나 생각합니다
그 날 하루 하루가
기다림이었던 것을
꽃내음처럼 다가왔다가
바람처럼 가버린
당신은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많던 이여!
인생에 몇 발자국을 더 남기기 위하여
생을 산다면 의미가 없어
가슴으로 살려고 하니
가득 채울 여백이 없어
더 초라하다고 말하던 이여
훌쩍 떠나는 여행자의 차림으로
나의 곁을 떠나 버린 뒤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자 하니 아쉬워지며
늘 여운처럼 다가오는 그리움을
느껴봅니다

글/용 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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