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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by kimeunjoo 2009. 8. 22.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
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
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 
사라짐으로 하여 
남겨진 말들은 아름다울 수 있었다.
말이 아니어도, 잦아지는 숨소리,
일그러진 표정과 차마 감지 못한 두 눈까지도
더이상 아프지 않은 그 순간
삶을 꿰매는 마지막 한땀처럼 
낙엽이 진다. 
낙엽이 내 젖은 신발창에 따라와 
문턱을 넘는다, 아직은 여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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