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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시인뜨락

美 人 怨 (미인원) / 이규보

by kimeunjoo 2009. 7. 5.
      美 人 怨 (미인원)
      啼鶯春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地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瞼雙流淚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郞信薄如雲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 長日度與誰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順 讀)

      美 人 怨 (미인원) (回文)

      愁却皺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長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 雲如薄信郎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瞼玉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香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 (逆 讀)

      [撓]어지러울 뇨, 돌 효.
      [皺]주름 추.
      [却]물리칠 각.
      [검](儉자에서 人변를 빼고 月변을 넣음) 뺨.

      이 시는
      高麗王朝(고려왕조)의
      代表的 詩人(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인
      李奎報(이규보)가 지은 회문시(回文詩)이다.
      回文詩(회문시)란
      첫 글자부터
      順序(순서)대로 읽어도(順讀:순독)
      뜻이 통하고,
      제일 끝 글자부터
      거꾸로 읽기 始作(시작)하여
      첫 자까지 읽어도(逆讀:역독)
      뜻이 통하는 시를 말한다.
      뜻만 通(통)하는 것이 아니라
      韻字(운자)도 맞아야 한다.
      一種(일종)의
      배체시(俳體詩)이자
      유희시(遊戱詩)이다.

      回文詩(회문시)는
      시인들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기법을 추구하고자 苦心(고심)에 찬 勞力(노력) 끝에
      創造(창조)된 쟝르이다.
      표의문자인
      漢字(한자)의 特性(특성)을
      절묘하게 살려서 짓는
      回文詩(회문시)는
      한 수에 두 수의 뜻을
      形上化(형상화) 할 수 있는
      아주 經濟的(경제적)인 詩이기도 하다.

      回文詩(회문시)는 앞뒤로
      韻字(운자)의 制限(제한)을 받고
      또한 順序(순서)대로 읽거나
      거꾸로 읽을 때에도
      뜻이 通(통)하도록 하여야 하기 때문에
      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高度(고도)의
      文學的 才能(문학적 재능)이
      있어야만 지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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