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번 멈추었었다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오늘도 나를 젖게 해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 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나간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 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고기들은 강을 거슬러 올라
하늘이 닿는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사랑, 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 오규원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도 오고.너도 오니 .. (0) | 2009.07.01 |
|---|---|
| 그랬다지요 / 김용택 (0) | 2009.06.30 |
| 그저 그렇게 - 이정하 (0) | 2009.06.30 |
| 그리움에 그리움에 - 시:용혜원 (0) | 2009.06.29 |
| 어디에도 없는 그대 - 시:이정하 (0) | 2009.06.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