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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늘,혹은 - 조병화

by kimeunjoo 2014. 2. 6.

 

 

 

 

 

 

 

 

늘,혹은....조병화

 

늘, 혹은 대때로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있다는건

얼마나 즐거운 일이가?

 

카랑카랑세상을 떠나는

시간들속에서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때로는 아주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사랑 혹은 그리움....조병화

 

너와 나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로 좁힌 거리에 있어도

그 수천억 배 되는 거리 밖에

떨어져 있는 생각


그리하여 그 떨어져 있는 거리 밖에서

사랑, 혹은 그리워하는 정을 타고난 죄로

나날을, 스스로의 우리 안에서, 허공에

생명을 한 잎, 한 잎 날리고 있는 거다


가까울수록 짙은

외로운 안개

무욕한 고독


아, 너와 나의 거리는

일 밀리미터의 수억분지 일의 거리이지만

그 수천억 배의 거리 밖에 떨어져 있구나

 

 

 

 

 

 

고독하다는 것은....조병화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 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요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28.DECEMBER.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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