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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평상 - 시:반칠환

by kimeunjoo 2009. 6. 25.



            얘들아, 저녁 먹자 등잔불 끄고 평상으로 나오너라
            허기진 나는 꿩에 병아리처럼 튀어나가고
            암탉 같은 엄마는 양푼 그득 수제빌 안고 온다
            니째 성, 모깃불에 풀 한 뭇 더 얹고
            다담 바른 누나가 숟가락 쥐어줄 새도 없이
            아이 내구어― 아이 내궈 식구들 둥글게 모여 수제빌 먹는다
            하아, 개복상낭구에 걸렸던 애호박이 맛있구나
            
            식구들 모두 부른 배 내어놓고 평상에 누우면
            나도 볼록한 조롱박 배를 두드리며 누나 팔베개 고쳐 벤다
            소 없는 외양간 우에 박꽃이 환하구나
            으음, 박꽃!
            박꽃? 꽃밭!
            밭두렁!
            렁? 렁?
            나는 말꼬릴 잇지 못해 발을 구르고 누나는 깔깔대며 내 코를 비튼다
            누가 밤 하늘에 옥수수알을 뿌려놨으까
            까막새가 다 줘 먹는 걸 보지 못하고 나는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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