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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봄 詩 모음...

by kimeunjoo 2013. 2. 13.

 

 

봄날에
                                                             

                                                황동규

 

이제 너와 헤어지는건

 

강물이 풀림과 같지 않으랴

 

어두운 한겨울의 눈이 그치고

 

봄날에 이월달에 물이 솟을 제

 

너와 나 사이의 언짢음도 즐거움도

 

이제 새로 반짝이리 봄 강물같이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을 보려면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봄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수선화 그리고 당신

                            

                                                                       권영철


수선화의 아리따운 자태처럼

당신만의 사랑을 보았으면

 

수선화의 자기 사랑의 꽃말처럼

당신이 당신만의 모습을 가꾸어

눈부신 꽃향기를 뿜었으면

 

이모든 수선화의 향기와 꽃말이

당신과 비유될 때

 

그때서야 비로서

당신을 향한 나에 사랑이

하나의 꿀벌이란 존재로써

당신에게 다가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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