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 좋은 친구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의 그 무게를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친구일 것이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나 자신이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 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은 친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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