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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by kimeunjoo 2011. 2. 6.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볼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 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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