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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웃을 수 있을 때 안녕을 고하자 - 신병진

by kimeunjoo 201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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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을 수 있을 때 안녕을 고하자

처음 내가 사랑이라 느겼을 땐
이 세상 가장 큰 기쁨이 나였다
기쁨은 욕심을 키우고 욕심은 눈물을 낳았다
흘린 눈물이 강줄기가 되었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었다
지금 난 눈물을 거부한다
더 이상 초라해지지 않기 위해
마음을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아서
그를 이해하고자 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라고 생각했다
자꾸만 커 가는 미움은 원망은
내게 여자임을 인식시킨 사람
단 한 사람인 그의 앞에서만은
여자이길 바랬던 나였기에
애써 커지는 멍든 마음을 눌러 본다
그가 내게 있어 퇴색되고
내가 그에게 있어 퇴색되더라도
내 생애 가장 화려한 기쁨과 가장 화려한
슬픔으로 수놓아진
나의 추억만은 퇴색의 그물에서 놓아주리라
만남이 이것 이라면
웃을 수 있을 때 안녕을 고하자
가벼운 악수로 안녕을 고하자
마지막 악수와 함께 이젠 그의 이름을
조금씩 지워 본다
글/신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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