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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고향/정지용, 망향/박화목,그리워 /이은상

by kimeunjoo 2010. 7. 14.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꽃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해마다 봄이 와 진달래가 피면 아 저 꽃을 어찌할꼬 싶다.

내 친구 석이와 바라보며 가슴을 치던 진달래. 소월이 노래한 진달래, 내 벗 강요배 화백이 그렸던 산길의 진달래… 온산에 붉은 진달래가 영 거시기해서 종일 쐬주만 마셨다는 후배화가 환영이네의 진달래. 못견디어 어떻게든 그려 보고 싶은 진달래….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사연이 있다. 지난 어느 날 원경스님이 주제한 술자리에서 <한겨레> 논설실장이었다가 지금은 경원대 신문방송과 교수로 있는 이원섭 선배가 “내가 좋아 하는 노래 하나 해도 돼?”하며 노래 하나를 부르는 것이다. (이 양반은 술이 조금 되면 “나 노래 하나 해도 돼?”하며 하나씩 부르는 귀여운 버릇이 있다.) 이 노래에 대한 사연도 같이 얘기했는데, 사연인 즉, 이 노래는 원래 정지용의 시 <고향>을 채동선이 작곡한 것이었는데 정지용이 북으로 가게 되자 곡이 하도 좋고 널리 불리워졌기에 다른 두 작사자에게 부탁했는데 하나는 이은상의 <그리워>이고 하나는 박화목의 <망향>이라는 거다. 그런데 자기는 <망향>이 제일 좋다고 그걸 부르겠다는 것이다. 난 깜짝 놀랐다. 그 노래는 내가 모든 노래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며 애창곡이기 때문이다.

꽃피는 봄 사월 돌아 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넘고 머언 부엉이 울음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멘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런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려마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

우리는 너무도 반가워하며 노래를 불렀고 원경스님은 눈물을 흘렸다.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가사인가. 곡도 너무나 좋아 난 사람들이 이 곡 만큼은 같이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고향 - 정지용 詩
소프라노 박계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망향 - 박화목 詩

     

    채동선 곡 - (망향,고향,그리워)연주곡

     
    테너 신동호

      꽃 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덮고
      먼 부엉이 울음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런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멘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렴아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 일레라

      그리워 - 이은상 詩

       
      소프라노 곽신형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도
        그리운 옛님은 아니뵈네
        들국화 애처롭고 갈꽃만 바람에 날리고
        마음은 어디고 부칠 곳 없어 먼 하늘만 바라 본다네

        눈물도 웃음도 흘러간 세월
        부질없이 헤아리지 말자
        그대 가슴엔 내가 내 가슴엔 그대있어
        그것만 지니고 가자꾸나
        그리워 그리워 찾아와서
        진종일 언덕길을 헤메다 가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정지용 작사 채동선 작곡 "고향')과
      꽃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박화목 작사 채동선 작곡 "망향")과
      그리워 그리워 찾아가도--이은상 작사 채동선 작곡 "그리워')는
      1933년에 작곡된 《채동선가곡집》에 들어 있는 가곡으로,
      세 가곡의 선율은 같다.
      원래는 정지용(鄭芝溶)의 시 《고향》에 곡을 붙였던 것이나,
      "월북문인"의 낙인이 찍힌 뒤 가사가 금지되자 훗날 박화목 시의
      "망향"으로 개사되어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채동선의 유족들이 이은상 시인에게 다시 가사를 의뢰하면서
      이은상(李殷相)의 《그리워》가 탄생했다한다.
      쓸쓸한 느낌의 곡으로, 곡 중에 느림표가 많고,
      악상의 변화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당시의 민족적 울분과 애국을 노래로써 표현하였다하며
      오늘날 중고교 음악 교과서에는 세 가사가 모두 실려 있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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