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 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 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 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길도 그런 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 머리 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덜컹덜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그 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 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웠다 멀어지는 바깥세상은
졸리운 눈 속으로 얼키설키 감겨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이라고 그러던가
'♧ 문학의 향기 > ♣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비오는 날 카페에서... 이정하 (0) | 2010.07.03 |
|---|---|
| 파 도 1 ...최석우 (0) | 2010.07.01 |
| 흐린 날에는 - 나 희 덕 (0) | 2010.06.29 |
| 가끔씩은 흔들려 보는 거야 - 박성철 (0) | 2010.06.29 |
| 꽃 - 오봉옥 (0) | 2010.06.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