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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모순 - 김남주

by kimeunjoo 2010. 5. 12.

 모순

사람이 없으면 외롭고
사람이 많으면 피곤하니
인생이란 결국 모순이었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보다
네가 나에게 바라는 것이 많고
이제 친구의 우정도
술잔을 부딪치면
혀 끝에 맴도는 바람 같은 것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에는 커텐을 닫아놓은채
그렇게 누군가를 찾아 떠나다가
자신만을 만나고 돌아온다
생존을 위해 생활을 바라는 우리
그것은 원시적인 순수가 아니라
동물적인 생존경쟁이다
아아, 거부하는
거부하는 몸짓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눈초리
그 눈초리에서
어린 날에 보았던 별빛도
별빛에 묻어있던 다정한 표현도
이제는 아스라히 멀어져 간다
우리가 외로운 것은
타인의 행복을 바라보는 것
우리가 괴로운 것은
천재지변 때문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 만드는 것
눈을 돌려 광활한 우주를 보자
우주의 품 속에는
얼마나 많은 길들이 있고
그 길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세상은 끝없는 즐거움의 산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진 벽을 허물 때
비로소 해답이 보인다
인생이란 역시
모순이 아니었다
글/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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