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곤 / 김사인
사람 사는 일 그러하지요
한세월 저무는 일 그러하지요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못하고
저물녘 봄날 골목을
빈손만 부비며 돌아옵니다
마음의 일이 그러하지요.
몸의 일이 그러하지요.
마음이 몸 밖으로 흘러나오다 머뭇거리고
몸이 마음을 따르다 그만 멎습니다.
빈손입니다. 빈손이 꽃입니다.
이런 경로를 앞서간 누군가가 있었겠지요.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못하는 놀라움을 안고
골목이 끝날 무렵에 허름한 인생이 서성입니다.
졸면서 서성입니다.
그려, 그만하면 됐네.
빈손의 빈손금 같은 잔기침 소리 한자리 듣고 싶어서일까요.
(김선우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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