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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마지막이라는 말보다 슬픈 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 원태연

by kimeunjoo 2013. 10. 19.

 

 

 

 

 

 

 

 

 

 

 

 

 

 

 

 

 

 

마지막이라는 말보다 슬픈 말을 나는 알지 못합니다 ...원태연


어느날 습관처럼 텅빈 공원을 걸었습니다
문득 구석에 있는 공중전화를 발견하곤
수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습관처럼 전화를 걸려했죠
그 누군가는 이미 내 곁에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난 어렸을 때를 기억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주 어렸을 때 말이죠
엄마 곁에 누워 잠이 들었었죠
한참을 자고 일어난 후에
곁에 아무도 없음을 알고 슬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큰소리로 한없이 울었더랬습니다

그와 헤어진 후에 마지막이라는 말을
참 많이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때 마다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깨닫게 되었고,
그것이 나를 슬프게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아직도 마지막이라는 말보다
더 슬픈 말을 알지 못합니다
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음보다
더 슬픈 존재를 나는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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