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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의 향기/♣ 영상시

애인 - 장석주

by kimeunjoo 2009. 12. 25.

 

 

 

애인 - 장석주

 

 

              누가 지금
              문 밖에서 울고 있는가.
              인적 뜸한 산 언덕 외로운 묘비처럼
              누가 지금
              쓸쓸히 돌아서서 울고 있는가.

              그대 꿈은
              처음 만난 남자와
              오누이처럼 늙어 한 세상 동행하는 것
              작고 소박한 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세상의 길들은 끝이 없어
              한번 엇갈리면 다시 만날 수 없는 것
              메마른 바위를 스쳐간
              그대 고운 바람결
              그대 울며 어디를 가고 있는가.

               

              1806



              내 빈 가슴에 한 등 타오르는 추억만 걸어놓고
              슬픈 날들과 기쁜 때를 지나서
              어느 먼 산마을 보랏빛 저녁
              외롭고 황홀한 불빛으로 켜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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